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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살아야 한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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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정책을 추진한지 4년째. 상생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불공정 거래 등 달라진 게 없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정부주도의 시혜적 성격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전반적인 평가는 총론 만족, 각론 미흡이다. 이제 상생협력의 차원을 높여 글로벌시대에 세계시장을 상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내일신문은 올해 중소기업이 살아야 한국이 산다 4번째 캠페인으로 상생협력의 업그레이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국내 고위기술품목 선진국 시장서 수출 부진 
부품·소재 분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절실 

1968년 설립된 인텔(Intel Corporation)은 포춘(Fortune)지 선정 50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인텔의 폭발적인 성장은 다수의 협력사들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신제품 개발과 공정개발을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부분 경쟁업체들이 스스로 신규 공정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믿었던 시절, 인텔은 자사의 차세대 공정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신생업체들을 통해 신속히 공급 받았다. 지금도 인텔은 신기술 획득을 통한 최상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벤처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다. 
1991년 인텔캐피털 설립 후 현재까지 1000여개 기업에 총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인텔과 신생기업 간의 강력한 연결 관계를 구축했다. 
인텔의 성장은 21세기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생존전략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대·중소기업간 고기술 협력체계 구축이 바로 넛크래커 신세인 한국경제를 극복할 해법인 것이다. 


21세기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래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미국 최대 휴대폰 업체로 인공위성까지 쏘아 올리며 세계 시장을 석권하려던 모토로라가 북방 스웨덴에서 출현한 노키아 제품에 밀려 만년 2인자의 자리로 내려앉기까지 채 5년이 걸리지 않았던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우리도 이미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등 여러 분야에서 한때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일본을 넘어서 세계 1등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독보적인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도 자신할 수 없다. 대·중소기업간 고기술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해 불안한 1위를 벗어나야 하는 이유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기술협력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2007년도 중소기업의 대기업 납품애로 실태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대·중소기업간 공정한 하도급 거래 관행 구축방안에 대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 지원 확대(76.9%)를 지적했다. 지난해 내일신문이 실시한 상생협력 조사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은 기술협력과 마케팅·판로지원을 가장 중요한 분야로 꼽고 있다. 
상생경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기술을 매개로 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해 모두가 잘사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대·중소기업 기술협력 원해 = 국내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오면서 대·중소기업간 기술협력은 더욱 절실한 문제로 떠오르고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현오석)은 기술수준별 수출상품구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위기술품목의 수출부진이 선진국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우리나라 수출상위 5개국을 분석한 결과, 대미 수출의 경우 2002~2006년 동안 고위기술품목 수출이 대미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포인트 낮아졌고, 대일 수출의 경우에도 9.3%포인트 하락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한국의 간판상품 정보통신(IT) 핵심기술 506개 분야의 한·중 기술격차를 비교한 결과 평균 1.7년에 불과했다. 
한국산업기술재단은 중국 산업기술 경쟁력 분석 자료에서 의류 등 소비재에서 MP3 등 일부 디지털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은 중국에 기술경쟁력을 추월당했다고 지적했다. 3년 후인 2010년에는 추월당할 분야가 이동통신 장비, LCD와 PDP 등 디지털 TV, 철강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선 기술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양국간 격차를 더 크고, 빠르게 벌려나가고 있다. 우리가 기술에서 일본을 넘어섰다고 하는 디지털 TV와 반도체 분야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엔저와 함께 부활한 일본 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쏟아 부으며 역전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히타치, 마쓰시타, 도시바 등 일본 9대 전자업체는 지난해 설비투자에만 3조엔 이상을 썼다. 
최근에는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국기업이 앞선 부분을 잠식해가는 중이다. 자동차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올 상반기 일본차의 중국 판매는 2006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해 시장점유율이 21.6%에 달한 반면,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는 15.7%나 줄었다. 

◆IT 핵심기술 한·중 격차 1.7년 = 전문가들은 부품·소재분야를 기술협력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꼽고 있다. 
항공기 1대 완성하는데 10만개 부품이 필요하다. 자동차는 2만개, 디지털TV는 700개 정도의 부품으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대기업의 완제품은 중소기업 부품과 소재로 이뤄진 것으로 중소기업의 고기술이 고품질의 근원이 된다.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부품·소재 산업의 기술력 제고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윤종영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재료비가 전체비용의 50%, 많게는 70%에 달한다. 또 품질과 생산성의 60~80%를 협력업체에 의해 결정된다며 부품·소재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품·소재 산업은 제조업 기술의 78.1%을 차지하고 있다. 특허등록건수가 전체 산업의 66.2%에 달한다. 특허를 활용하는 비중은 전체산업의 76.8%, 제조업의 77.3%를 차지하고 있다. IT산업과 수송장비산업의 특허비중은 80%에 이른다. 
특히 부품·소재 중소기업의 기술력 확보는 심각한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2005년 부품·소재 대일 무역적자는 162억 달러로 전체 대일 무역적자의 66.4%를 차지했다. 1993~2005년까지 부품소재 대일 무역적자 누계는 1341억 달러에 달한다. 
최근에는 중국산 부품·소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2009년쯤이면 일본을 제치고 부품·소재 최대 수입대상국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부품소재의 대중 수입 비중은 2000년 7.7%에서 2006년 20.3%로 급증한 반면, 대일 수입비중은 2003년을 정점으로 그 비중이 완만히 감소했다. 


연구원은 환율하락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국내 수출기업이 보다 저렴한 중국산 부품소재로 대체하고 있고, 중국진출 다국적 부품소재 기업들의 품질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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